이문열작가 / 한국의 현실과 삼성의 역할

2014.10.16 04:47

왕바보 조회 수:9058

그람시의 ‘진지론’ 거론…이념적 헤게모니 역할 언급
삼성 등 대기업의 보수 인터넷 언론 지원 당부한 듯
김종대 “진보 매체의 고사, 대기업 광고 개입 영향”

15일 열린 수요 삼성사장단회의에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을 비롯한 삼성 사장단 50여명이 소설가 이문열씨로부터 ‘작가 눈에 비친 대한민국의 현실과 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이씨는 이탈리아 사회주의 이론가인 그람시의 ‘진지론’(war of position)을 들어가며 한국 사회에서 삼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수요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문열 작가가 이탈리아 공산당을 창시한 안토니오 그람시의 이론을 적용해 한국 사회를 분석했다”며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국가의 기본 구조이면서 동시에 진지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람시의 진지론은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서는 자본주의의 미성숙 시기에 발생한 러시아혁명과는 달리 이미 시민사회가 발달한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는 이념적 헤게모니를 주도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 언론, 학계,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지를 구축해 대항 이데올로기를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문열씨는 그동안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진지론을 들어 우리 사회에 좌파들이 이미 진지를 확보한 상태라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삼성 강연에서 삼성의 진지를 강조한 것은 이념적 헤게모니에 역할을 당부한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이 보수 인터넷 언론을 지원해 여론의 지형이 왜곡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문열씨의 주문은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은 최근 페북에서 “청와대에 국민소통비서관이 국내 포털 이사가 영입된 2011년 무렵에 정부의 대책회의가 구성되었습니다. 여기에 제출된 국가정보원의 보고서가 ‘보수논객 지원방안’입니다. 그 후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보수 인터넷 언론에 삼성, 현대, LG와 같은 대기업 광고가 집중적으로 게재되기 시작하였고 인터넷 언론 영향력 조사에서 보수 언론이 서서히 약진하고 보수단체의 인터넷 활동이 활성화되었습니다. 그렇게 정부가 인위적으로 여론시장에 개입한 것이 오늘날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과 같은 진보 언론매체가 고사상태로 내몰리는 계기가 됩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문열씨는 “삼성이 산업체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공적기구의 역할을 얘기했다”며 “오늘 강연이 외부로 나가는 것인줄 모르고 얘기를 한 것이다. 삼성 사장단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인데 다시 반복하는 것 같아 후회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게시판
주문상담
공지사항